미니홈피와 블로그
호찬님의 블로그에 갔더니, 전에는 보지 못했던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미니홈피는 미니홈피일뿐 블로그가 아닙니다.

미니홈피가 블로그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는 "블로그가 무엇인가?" 라는 문제와 맞물려 항상 민감하게 논의되었던 내용 중 하나였다. 블로그가 무엇인지, 미니홈피가 블로그의 범주에 들어가는지에 대한 논의들이 진행되는 중에도 미디어에서는 "한국형 블로그", "유사 블로그"등의 신조어를 만들어 내면서 은근슬쩍 미니홈피를 "블로그이다!"라고 규정지어버린듯한 분위기 였고...

이와 관련해서는 이미 많은 블로거분들께서 얘기를 하시고 논의를 거치고 있는 과정이므로 나까지 굳이 그렇다 아니다를 여기서 얘기할 필요는 없을것 같다. 컨퍼런스 사전모임의 결과로 개설된 WeBlogForum.org블로그의 기본적인 조건들에서 현재도 블로그가 무엇인지에 대해 계속적인 논의가 되고 있으니까...

그런데, 갑자기 무척 궁금한 점이 생겼다.
누가 이런 미니홈피를 "블로그"라고 부르기 시작한 걸까?
"우리모두 다같이 노래해요~"도 아니고, 누군가는 처음에 미니홈피를 블로그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인정하든 안하든 그것이 퍼지게 되었을거 아닌가? 그리고 내 기억에 틀림없이 그건 미디어에서 부터였던걸로 기억한다. (음. 물론 미디어에서였겠지. 그렇지 않으면 퍼지지 않았을 테니까)

사실, 미니홈피는 무척 오래된 서비스이다. 대중에 알려진것은 꽤 늦었지만 인터넷 업종에 종사하던 사람이라면 싸이월드와 미니홈피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 물론 블로그는 미니홈피보다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미디어에서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한 2002년 말 2003년 초에 미니홈피는 이미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갖춘 "멋진 서비스 모델"이었던 것이다.

궁금한것은 해결하라고 있는것이지. 사실 미디어가 언제부터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는지 정확히 알고 싶어져서 검색을 시작했다.

미디어 다음에서 블로그로 검색해서 처음 찾은 기사는 블로그 체험기(2002년 11월 5일)라는 오마이뉴스 기사. blog.co.kr 에서의 블로그 사용을 다루고 있는 기사인데, 내 기억에 이 시기에 미디어가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다루지는 않았던것으로 기억한다. 네이버 뉴스에서 찾은 최초 블로그 관련 기사는 온라인 게시판 한물 가고「블로그 바람 부네!」(2002년 8월 6일)라는 ZDNet 기사였다. 그 외에도 여기저기 검색해 보았지만, 결과는 대체로 비슷. 그 이후로 몇달동안 블로그에 관련된 기사는 대부분 블로그가 무엇이다 라는 소개기사가 대부분이었다. 살람팍스는 아마 이 시기에 가장 많이 뉴스에 언급된 블로거중 한명일 것이다. 이렇게 2003년 5월까지의 뉴스기사를 검색해 본 결과, 여기에 미니홈피를 블로그로 취급하는 기사는 단 한건도 없었다. (아니 단 한건도 없었다는것은 거짓말이다. 사실 모든 기사를 다 훑어보지는 않았으니까.)

즉, 처음 블로그가 미디어에 소개된 2002년 중순부터 2003년 5월까지, 거의 1년 가까이 블로그가 미디어에 소개되었고, 이 1년간 미니홈피 역시 계속 서비스 중이었는데(내가 알기로는 미니홈피는 2001년 9월에 처음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어떤 미디어에서도 미니홈피를 블로그라고 부르지 않았었다. 그런데, 불과 몇개월 사이에 모든 미디어는 약속이나 한듯이 미니홈피를 블로그로 만들어 버렸다.

진짜 신기하군!!

그렇다면 계기는? 2003년 5월 13일, IT관련 뉴스는 네오위즈, 블로그 기능 갖춘 홈피 서비스 개시라는 제목의 뉴스를 일제히 보도한다. 그리고 내가 검색해본 결과로는 이것이 미니홈피형 서비스를 블로그로 둔갑시킨 미디어에서의 첫번째 기사였다. 5월 13일 이전에 어떤 블로그 관련 기사에서도 홈피형 서비스가 블로그로 언급된 일이 없었으니까. 멀티미디어 기반 블로그라는 말로 포장된 기사는 곧 한국형 블로그라는 말로 바뀌고 곧 모든 미디어는 약속이나 한듯 미니홈피를 블로그로 바꿔버렸다. 심지어 2003년 6월 2일의 SK, 싸이월드 합병기사에는 "블로그 개념을 도입한 신개념 커뮤니티 서비스인 ‘미니홈피’" 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으니.

개인적으로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서비스를 "정말 잘 기획되고 잘 만들어진"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미디어에서는 서비스의 본 모습을 떠나 무조건 블로그로 둔갑시키려고만 하고 있었으니.

그리고 현재, 미디어에서 미니홈피는 당당하게 블로그로 대접받고 있다. 10월 14일에 등록된 싸이월드·세이클럽 블로그 선두다툼 이란뉴스 제목을 보면 사실 뭐라 말해야 할지 복잡한 심정.


나 역시 미니홈피를 블로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위에서 짚어보았듯, 오픈한지 1년 6개월이 지난 서비스가 순식간에 블로그로 바뀌어 미디어에 오르내리게 되었다는 것은 그 시작이 세이클럽의 홈피서비스로 인한 것이었든 아니든 결국 내가보기에는 미디어와 서비스 홍보팀의 농간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자들이 바쁘다는것.. 정말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사들은 모두 각 홍보팀에서 작성되어서 보내지고, 그것이 조금 편집되는 수준에서 기사로 올라간다는 사실도. 게다가 홈피는 블로그의 속성을 일부 가지고 있기도 하니까.

하지만, 아닌건 아닌거다. 미니홈피는 충분히 독립적인 서비스 모델로 인정을 받을 수 있고 인정을 받고 있다. 방문자수, 수익모델, 기능.. 모든 측면에서 독보적인 서비스 모델로서 자리잡고 인정을 받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홍보의 일환으로 블로그로 둔갑하는것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

뭐, 다시 말하지만 미니홈피가 블로그인가 아닌가를 얘기하는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러한 상황이 되었고, 왜 지금은 당연하듯이 미니홈피가 블로그가 되어 있는지, (마치 오래전부터 그랬던것 처럼) 그리고 호찬님이 올리신 글을 보고 나름대로 이런저런 생각이 나서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은것 뿐...

결코 새벽에 할일이 없었기 때문은 아니란 말이지. ( __)a
by zodiac47 | 2003/10/16 03:29 | blog by text | 트랙백(4) | 핑백(1)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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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m i t h r a .. at 2003/10/16 13:46

제목 : 블로그란 무엇일까.
· sunshine님의 "블로그란 이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 zodiac47님의 "미니홈피와 블로그" 물론 어디까지를 블로그라고 볼 수 있는지, 대형 포털에서 서비스하는 그것들이 블로그인지 아닌지. 이런 건 쓰는 사람들에게 별 상관없는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형 업체들은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경우가 많고, 그러한......more

Tracked from m i t h r a .. at 2003/10/26 03:40

제목 : 나는 "진짜" 블로그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최소..
재임스님께서 "블로그서비스, 싸이월드-세이클럽 2강체제"라는 10월 14일자 기사를 다시 언급해주셨다. 이글을 적는 사이 정작 재임스님의 블로그에서는 해당 엔트리가 지워졌지만... (혹시 지적해주신다면 언급된 부분 전체를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꾸준히 많은 사람들을 거슬리게 하는,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를 블로그라고 소개하는 기사 중 하나. 안그래도 맘에......more

Tracked from 티티새의 날개짓 / 미.. at 2003/11/01 09:23

제목 : 블로그 블로그..
미니홈피와 블로그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열중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우리오라버니 : "왜 그걸 그렇게 열씨미 해?" 나 : " 글쎄..사람들이 와서 내 사진도보고 얘기도 하고 그러자나 한줄로 뭐라뭐라 써주기도 하고말야~" 우리오라버니 : "그렇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니까.. 그런 커뮤니케이션이..필요하지... 그럼 블로그와 미니홈피의 차이는 뭘까.." 나 : "뭐 그냥 미니홈피보다 블로그가 더 진지하달까..그런거 같아.." 오라버니는 이렇게 물어보면서 미니홈피와 블로그의 기술적인 차이들을 설명해주었습니......more

Tracked from 케이의 잡담 at 2003/12/30 02:12

제목 : 미니홈피도 블로그입니다.
이 글은 재미있는 제임스라는 블로깅 사이트를 운영하고 계시는 분과, 몇몇 블로거 분들의 "미니홈피는 블로그 사이트가 아니다." 라는 주장에 대해, 저의 다른 견해를 말씀 드리기 위해 쓴 글 입니다. 우선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를 벗어나, 한가지 예를 들고 이야기를 풀어야 할것 같습니다. ...more

Linked at 블로그 vs. 미니홈피 &la.. at 2008/07/04 12:05

... 221; 블로그 vs. 미니홈피 호찬님이 얼마 전 부터 “미니 홈피는 블로그가 아닙니다” 라는 배너를 자신의 홈페이지에 달았다. 이 의견에 대해서는 동조하는 사람 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전 세계의 내노라 하는 사람들이 블로그 현상에 대해 많은 목소리들을 내고 있지만, 어차피 편견으로 가득한 웹페이지에 굳이 잡음을 ... more

Commented by 라벤다 at 2003/10/16 03:31
잘은 모르지만 저두 동감합니다.^^
Commented by joat at 2003/10/16 03:56
좋은 글이네요.
Commented by 졸리 at 2003/10/16 04:09
정말! 좋/은/글/입/니/다!
Commented by 아편쟁이 at 2003/10/16 05:15
뭐... 미디어에서 그정도 말하면 다행이지...
뉴스에서 1종영구기관을 성공했다는듯이 말하는것보단 낫지않아?
Commented by 시끄러 at 2003/10/16 08:07
오~ 이런 장편의 글을... 멋집니다요!!!
Commented by NARu at 2003/10/16 09:03
다른데.ㅡ_-..그쵸?
Commented by 황장군 at 2003/10/16 09:09
머 상술 아니겠습니까?
분명히 다른데 말이죠...
Commented by mano at 2003/10/16 09:57
저도 미니홈피는 솔직히 블로그라고는...싸이월드의 미니홈피를 하다가 블로그로 옮겨왔는데, 전 블로그는 모르는 이들이 찾아오기 쉽게 되어 있다는 점에서, 아는 사람들만 찾게 되어 있는 싸이월드 미니홈피와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요새 싸이월드 너무 느려져서 불편하다는...;
Commented by 울트라대마왕님 at 2003/10/16 12:09
미니홈피에 대해 잘 몰라서 그러는데요.. 미니 홈피는 그냥 홈페이지의용량이 작은 걸 말하는건가요? 그리고 방문자 수를 알수 있고.. 머 그런식인가요??? 그런게 훨씬... 집이라는 개념이 더 뚜렷한것 같은데.. 홈페이지... 집이라는 말이 훨씬 직접적으로 들어가자나요... 블러그는.. 그냥 담벼락에 낙서하는 정도... 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밑에.. 수익성때문에.. 전혀 성격이 틀린 것이 다른것으로 둔갑시켜 내보내지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렇게 믿게 만든다는 점에서 언론이 무서운것 같아요...
Commented by cinema at 2003/10/16 14:18
저도 가끔은 미니 홈피랑 블로그랑 헷갈리더라구요...어떤것이 더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자신을 표현하는데는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네요
Commented by sunshine at 2003/10/16 14:33
아마도 기자들이 블로그를 모르는게 아닐까요? 써보지 않으면 개념을 잘 모르니깐요.
Commented by 젓가락한쌍 at 2003/10/16 15:41
왠일이야~ 니가 이런 논리정연한 긴 글도 쓰고... 오~ 새삼 놀라는 중이다~
Commented by zodiac47 at 2003/10/16 16:33
-_-;; 논리 정연한게 아니라, 그냥 사실을 말한것 뿐야.. 검색하면 다 나오는걸.
Commented by zodiac47 at 2003/10/16 16:36
울트라대마왕님 : 쉽게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다라는 개념이 더 강합니다. 게시판, 방명록, 자료실, 앨범을 비롯해서 싸이월드의 경우 아바타와는 다르게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미니룸이라는 강력하고 특화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울트라대마왕님 at 2003/10/16 21:04
아.. 그렇군요.... 그럼 블로그랑 다른거죠?? 전 블로그라구 해봤자 이글루 밖에 안써봤지만요.. 갠적으로 너무 맘에 드는 공간이에요~ !!!
Commented by 웅굴루 at 2003/10/16 21:36
저에게 미니홈피는 답답함을 주었어요... 왠지 갇혀있는 느낌...
그래서 시큰둥해 있다가... 이글루에 집을 마련했는데요...
계속해나가게 한 것은 여러분들의 방문해 주심 때문이 아닐지두...
Commented by 원철스 at 2003/10/17 01:55
이런 류의 신문기사는 업체에서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홍보용으로 언론에 뿌리는 신문기사입니다. 제 생각에는 관련기사가 가장 먼저 나온 세이클럽이 제일 처음 홈피를 블로그라고 부르는 짓(?)을 한 것 같군요. 사이월드는 나중에 그런 기세에 편승한 거겠죠. 아무튼 저도 미니홈피가 블로그라고 하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아직도 사용자들 사이에서 블로그가 뭐냐 라고 하는 상황에서 미니홈피들이 이것도 블로그다 라고 해버리면 정말 블로그가 뭔지 알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겠죠.
Commented by 석양무사 at 2003/10/17 11:34
논문을 쓰셨네요. 대단하심.
Commented by 랑이 at 2003/10/17 14:08
이 글에 한 80%는 동감이에요. 나머지 20%는 뭐냐하면, 아직 우리나라에 블로그라는 개념이 제대로 자리잡혀 있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미니홈피는 블로그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많은 언론이나 관계자가 미니홈피도 블로그다-라고 말하고 다니면, 블로그라고 생각하는 일반사람들도 늘어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일은 안일어나길 바라고 있지만...
음.. 굉장히 심도있게 생각해봐야하는 문제군요. 어떤 형식인가-에 대한 문제인것 같기도 하구요..
Commented by 달보는개 at 2003/10/18 01:25
미니홈피, 블로그를 구분짓는게 그리 중요해보이지 않는 블로그 사용자들도 많습니다. 그게 뭣 그리 중요한지. 미니홈피는 블로그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면 블로그가 미니홈피와 무엇이 다른지를 보여주는 경영이 있어야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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