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기분이 들 때
커뮤니티 관련 운영을 하다 보면 두 단체 혹은 개인간에 의견을 맞추지 못해 벌어지는 문제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꼬투리 잡는 말로 시작하여 논리적인 반박을 펴다가도 금방 싸움으로 발전하거나 서로 비방만을 하게되는 경우가 자주 생기곤 하죠. 그래도 요즘은 전보다 성숙해진 네티즌들의 인식으로 인해 나아졌다고 합니다만... 가끔은 정말 씁쓸한 미소를 짓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메일이나 게시물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때죠.

- ...하지 않을 경우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 ...단체에 신고하겠습니다. 알아서 하시지요.

물론, 이것은 글 쓰는 사람의 개인적인 성향이 반영되는 것일 뿐, 그 내용 자체가 문제를 가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글을 보면 정말 씁쓸한 기분이 들곤 합니다. 상대방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한 목적의 압박성 메시지는 곧 협박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위의 경우는 좀 양호한 편입니다. 아래같은 문구가 메일이나 글에 포함되어 있으면 그 의도가 무엇인지 정말 궁금해 집니다.

- 지금 신고들어간 상태입니다. 재밌군요.
- 저런 어쩌죠? 벌써 XXX 단체에 다 신고되었는걸요. 쿡.
- 증거 확보 했습니다. 즐거운 소식 기다리시기를.

이것은 결코 나이어린 분들이 적는 글이 아닙니다. 많은 게시판에서 지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글이며, 그 글을 쓰신 분들은 결코 나이가 어린 분들이 아니니까요.
이 글을 읽은 상대방이 심적 부담감을 느끼게 하거나, 후회를 하게 하고 싶으신 목적인걸까요?

법이나 여러 단체들은 분명히 개인(혹은 단체)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것이 맞습니다. 또 문제의 해결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반드시 그러한 것을 이용하여 권익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거구요. 그러나 인터넷의 보급과 더불어 불확실한 정보가 남용되고 그것이 너무 여기저기서 원래 목적과 다르게 이용된다는 느낌도 지울수가 없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경우, 해결방법을 제시해 보았을 때 그것이 수용되지 않는다면 그냥 신고를 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것을 꼭 상대방에게 알릴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문제는 이러한 문구가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문구의 사용이 널리 퍼지는 것이고, 그 효과가 계속 더해지면서 많은 소문과 그럴듯한 말들이 생겨나는 것은 아닐까요.

그냥 오늘도 비슷한 문제를 두번이나 접하다 보니 마음이 씁쓸해져서 몇자 적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글을 읽어내려가다가도, 마지막에 저런 글이 나오면 오히려 더 상대방의 의견에 동의하기 어렵게 됩니다. 행동을 바꾸게 되는 이유가 앞에 나온 논리때문이 아닌 마지막의 협박성 한줄처럼 보이는 것이 결코 기분좋은 일은 아니니까요.

아무래도 전 아직 멀었나 봅니다. 뭔가 수련이란것을 더 해야 하겠죠?
by zodiac47 | 2004/08/23 19:10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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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jely at 2004/08/23 21:21
저런~ 저 없는 동안 무슨 일이라도...
Commented by 마눌님 at 2004/08/23 22:08
한사람한사람 의견을 다 수렴할 수는 없으니까요. 어쩔 수 없는 문제지만 그들도 조금 더 괜찮은 사이트가 되라고 하는거니까 봐주세요. 전 별로 아닌사이트는 문의도 안해요. 걍 탈퇴해버리지.
Commented by HardWorker at 2004/08/23 23:53
수련을 계속 하세요. 계속 정진하시다보면 언젠간........소류켄을 완성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럼 모두 그냥...팍!! (기분 푸시라구요!! ^^)
Commented by 모카 at 2004/08/24 00:11
목소리 크면 이긴다....온라인 상에서도 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씁쓸하지요..
Commented by 바오밥 at 2004/08/24 09:41
실제로 법적으로 대응하시는 분들이 그다지 많지 않고(즉 뻥카 많이들 치죠.) 진짜로 어디 신고했거나 해도 씨알도 안먹히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저희회사도 커뮤니티가 굉장히 큰데...정말 별별일 다 있습니다. 몇개월 전엔 정상이 아닌 회원이 투신자살을 했는데, 그게 회원간의 집단 따돌림과 언어폭력때문이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daum에서 떠벌리고 sbs까지 나와서 참 고생했던 기억이....
(경찰조사결과 전혀 상관없었습니다.-_-)
참으시고, 그냥 니맘대로 하세요...라고 해주세요. ^^;
Commented at 2004/08/25 13:3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zodiac47 at 2004/08/25 16:23
비공개 : 뭐 늘 있는 일이지... -_-a
Commented by 미친병아리 at 2004/08/26 00:46
근데 뭔일로 저런 메일을 받게 되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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